[] 사사기3장 :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
날짜 | 1970/01/01/09:00(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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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연구 |
발제 |
1950년 6월 25일 우리나라에는 잔혹한 전쟁이 있었습니다. 이제 70을 넘은 분들은 그 전쟁을 아는 세대입니다. 80을 넘은 분들은 전쟁에 참여했던 세대들일 겁니다. 60을 넘은 분들은 직접 전쟁을 보지는 못했어도 여전히 전쟁 같은 세월을 보냈던 세대입니다. 적어도 50대 이상은 전쟁의 무서움을 아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는 사이에 오늘날 30대 이하는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 대적관 1항은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다.”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 대통령은 “주적이 북한이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말은 대통령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 국군은 왜 존재하는 것인지. 60만 장정들은 의무적으로 캠프나 다녀오는 것인지.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세계 유일의 휴전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 청년들은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닌데.
사사기는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1~2장에서는 가나안 정복전쟁과 얻은 땅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이어서 3장에서는 정복하지 못한 부분을 말합니다. 블레셋 다섯 방백, 가나안 모든 사람, 시돈 사람, 히위 사람.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 해석하기에는 아직 저의 수준이 부족합니다. 다만, 저로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전쟁을 알지 못하는 자에게 그것을 가르쳐 알게 하려 하사.”입니다.
저는 항상, 전쟁을 알지 못하는 한국의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 신앙의 전쟁을 알지 못하는 교계의 모습이 함께 보여집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공회를 생각해보자면, 현재 공회 안에는 백목사님 생전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가 있습니다. 최근 신풍께서 “세대가 다르다.”고 표현하신 부분은 이런 차이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백목사님 생전은 신앙의 전쟁이 있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 전쟁이 여호수아 때와 같지 않고 모세의 때와 같았던 것 같습니다. 모세를 따르는 잡다한 집단들이 광야를 떠돌고 있었지만, 40년 동안 어느 누구도 함부로 점령하거나 공격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상해와 위협들이 있었지만, 권능의 때에는 그런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였습니다. 백목사님 생전의 때가 그러한 때가 아니였을까. 고신의 제명과 수많은 이단정죄가 있었지만, 서부교회에서 성령의 역사는 그 모든 것을 넉넉히 이겼습니다. 그리고 백목사님 사후는 육체의 전쟁이 있었던 때였습니다. 아마 여호수의 전쟁의 때와 같았을 겁니다. 공회의 분리와 고소 고발 등.
백목사님 생전부터, 현재 부공3이 되기까지를 경험한 분들은 전쟁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그리고 그 자녀 세대는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입니다. 연령대로 따져보자면, 50대 이상은 전쟁의 세대, 그 자녀세대인 30대 이하는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30대 정도는 그들의 부모인 “백목사님 생전 세대”를 보고 자란 세대입니다. 대한민국 현실로 보자면, 직접 전쟁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전쟁의 무서움을 알고 간접적으로 전쟁을 경험했거나, 전쟁의 후폭풍을 경험한 세대 정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손자세대는 정말로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공회의 30대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이 항상 성경 읽고 기도하고 전도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왔다. 그런데 나는 그 정도가 되지 못 한다. 이런 나를 보고 자라는 우리 자녀들은 나보다 더 못하게 되지 않을까?” 충분히 우려가 될 수 있는 생각입니다.
사사기 3장을 보며, 저는 백목사님 생전을 경험한 세대들의 사후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 다음 세대인 우리에게 블레셋, 가나안, 시돈, 히위는 무엇일까? 우리가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가 되지는 않을까.
사사기는 좋게 말하면,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방에게 고통 받는 이스라엘을 12명의 영웅들이 시대별로 나타나서 구해낸 희망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일반 신학적으로 사사기는 실패의 역사로 해석합니다. 12번의 반역과 우상숭배, 입에 담기도 어려운 죄악의 기록이 사사기입니다. 그러나 공회의 눈으로 다시 보게 된 사사기 3장에서, 이 모든 역사가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에게 그것을 가르쳐 알게 하려 하신”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백영희 사후를 준비한 것은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백목사님 사후는 환란의 때였고, 평소 준비했던 한 사람이 그 때를 이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평소에 환란을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백목사님 생전 세대”의 사후는 환란의 때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백목사님 사후 때처럼 급작스럽게 오지는 않겠지만, 그때보다 더 교활하게 올 것입니다. 준비된 자에게는 그 날이 “가르쳐 알게 하시는 은혜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 준비되지 못한 자들에게는 “반역과 실패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